<Do They Know It's Christmas? - Band Aid>는 아일랜드 가수 밥 겔도프와 스코틀랜드 가수 밋지 유어가 함께 썼고, 밴드 에이드가 1984년 11월 25일 하루 동안 녹음했다. 밴드 에이드는 굶주리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돕는 음반을 내자며 밥 겔도프가 모은 아일랜드, 영국 뮤지션 수십 명이 만든 프로젝트 밴드다. 1984년 당시 가장 핫하던 팝스타들이 모였다. 보노, 보이 조지, 조지 마이클, 존 테일러 등. 크게 성공한 자선 모금 프로젝트다.
이 노래 가사에서 드러난 서구인들의 시혜적 세계관이 오만해서 역겹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들이 식민지배를 통해 황폐화시켜 놓고 이제와서 착한 척하느냐며 혐오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밥 겔도프가 작사하고 보노가 부른 이 구절은 여전히 논란이다.
“자, 오늘 밤 신께 감사드리자구요, 당신 대신 그들이란 사실에. Well, tonight thank God it’s them instead of you.”
“전, 이 구절을 부르고 싶지 않아요. 그들이 우리 대신 고통받는다는 사실이 신께 감사할 일인가요?” 녹음 당시 보노가 밥 겔도프에게 한 말이다.
“네가 원하는 걸 하자는 게 아니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하자는 거야. 알겠어?” 밥 겔도프가 보노에게 한 말이다.
“이건 당신이 원하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당시 자신은 너무 어려서 말하지 못했다고 보노는 회상했다.
밥 겔도프는 서구인들의 죄책감을 유도했고, 보노는 자신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보노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사람이다. 밥 겔도프는 이 구절을 보노가 불러야 더 호소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보노는 2014년, 밴드 에이드 30주년 기념 음반에서 이 구절 가사를 바꿔 불렀다.
“자, 오늘 밤 우리는 손을 뻗어 당신에게 닿으려 해요. Well, tonight we’re reaching out and touching you.”
내가 보기엔 밥 겔도프의 원 가사가 훨씬 낫다. 가해자들을 대신해 피해자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작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저마다의 취향과 관점으로 예술을 즐긴다. 좋은 작품일수록 허(虛)가 많아서 그렇다. 나는 이 노래 선율에서 신나는 영성을 느꼈다. 젊은이들의 발랄한 선의가 리듬 사이 공백을 짚고 학춤을 춘다. 가사는 교훈적이지 않아서 좋다. “세상을 먹이자. Feed the world.” 이건 농업을 살리자는 구호 아닌가.
이 노래의 메이킹 필름을 보면 스물 한 살 조지 마이클이 노래를 부르다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나온다. 진주 같이 빛나는 깨끗한 눈물이다.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조지 마이클의 표정을 그 뒤론 본 적이 없다. 자신감을 장난끼로 표현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보이 조지, 말 안듣게 생긴 바나나라마 여자애들의 산뜻한 표정들, 흰 수건을 목에 두르고 드럼을 치다가 땀을 닦는 필 콜린스, 언제나 진지한 스팅, 뜻으로 모여 음악으로 뭉친, 낯가림없는 젊은 미디어들의 공동체가 눈부시게 발랄하다.
이 프로젝트는 음악에 담긴 뜻으로 전세계를 연결했다. 같이 살기 위해 함께 노래했다. 이들의 시작은 전세계를 움직였다. 1984년이었다.
<1984>는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1948년에 집필한 소설 제목이고, 미국의 하드록 밴드 밴 헤일런이 1984년에 발표한 앨범 타이틀이고,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2009년에 발표한 소설 제목(1Q84)이다.
나는 1984년 1월 2일 새벽 1시 50분에 뉴욕과 파리를 연결하며 전세계에 생중계된 백남준의 위성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초저녁 잠이 많은 나로서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참여해야만 할 것 같았다.
“조지 오웰의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백남준의 말이다.
빅 브라더가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지배할 것이란 조지 오웰의 부정적 전망에 대해 백남준은 미디어가 세계를 연결하며 발생하는 소통을 통해 평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낙관적 예측을 보여 주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는 1984년 당시 가장 핫하던 전위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존 케이지, 머스 커닝햄, 요제프 보이스, 샬럿 무어맨 등. 세계를 놀라게 한 연결이었고 고급한 소통이었다.
나는 밥 겔도프가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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