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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에세이

Morning Has Broken - The Chieftains, Art Garfunkel, Diana Krall

by 조원석 2025. 3. 5.

 아일랜드 그룹 치프튼스(The Chieftains)가 연주하고 아트 가펑클(Art Garfunkel)과 다이애나 크롤(Diana Krall)이 노래한 곡이다. 
 치프튼스는 파디 몰로니(Paddy Moloney), 숀 포츠(Seán Potts), 마이클 투브리디(Michael Tubridy)가 1962년에 더블린에서 결성한 전설적인 포크 그룹이다. 2002년에 데뷔 40주년 기념 베스트 앨범 <The Wide World Over: A 40 Year Celebration>을 냈다. 좋은 노래들로 꽉찬 앨범이다. 이 곡은 앨범을 위해 새로 연주하고 노래했다. 나는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이 1975년에 발표한 영화 <배리 린든(Barry Lindon)>을 보다가 치프튼스의 연주를 처음 들었다. <Woman Of Ireland>였다. 영화도, 음악도, 아일랜드도 좋았다. 아트 가펑클은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그 가펑클이다. 다이애나 크롤은 캐나다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가수다. 재즈계에서는 엄청 유명한 사람인가본데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켈틱 민속 악기로 연주하는 치프튼스의 전주가 아침 안개 같이 차분하고, 까마귀처럼 선명하다.     
 아트 가펑클, 워낙에 유명한 미성인 그가 탁성(濁聲)으로 부르는 1절을 들으며 짠하면서도 반가웠다. 목소리에서 그늘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트 가펑클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아트 가펑클은 1957년, 폴 사이먼과 함께 듀오를 시작할 때부터 맑은 고음으로 노래했다. 2010년에는 성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왜 그렇게 성대를 무리하게 사용했을까? 그는 맑고 부드러운 고음이 자신의 특별한 재능이란 걸 알았을 것이다. 듀오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하는 폴 사이먼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며 더욱 더 자신의 재능을 과하게 사용했을 것이다. 아트 가펑클은 살면서 여러 차례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폴은 천재적인 작곡가다. 그의 곡을 부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도구처럼 느껴졌다.” 아트 가펑클의 말이다. 강한 분노가 들어 있다.
 2절, 아이 찾는 엄마 같이 다급한 음정으로 다이애나 크롤이 들어 온다. 순간, 음악에 햇살이 비치고 귀에 더운비가 내린다. ‘of the wet garden’을 지나는 다이애나 크롤의 목소리를 듣다가 심장이 심해로 가라앉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놀랍게 고상한 저음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깊은 위로를 느꼈다. 이 여자는 도대체 어떤 한(恨)이 있길래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일까? 다이애나 크롤의 삶이 궁금해졌다. 다이애나 크롤은 어린 시절 또래 소녀들보다 목소리 음역이 낮아 합창단 소프라노 파트 오디션에서 탈락했고, 높은 음을 내지 못한다는 열등감으로 큰 심리적 좌절을 겪었다고 한다.
 “여자라고 꼭 소프라노로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다이애나 크롤의 말이다.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가 더 낮아졌지만 자신의 음역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비로소 노래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고, 1996년경 앨범 <All for You>를 만들 때쯤에서야 비로소 편안하게 노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고생을 했길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문득, 저음을 타고난 여성들은 우울증에 안 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 결과를 검색해 보니 임상적으로 우울한 여성들이 평소보다 느리고 낮은 음조의 목소리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우울한 상태가 목소리에 반영된다는 결과다. 그러니까 원래 낮은 사람은 더 낮아질 아래가 없어서 우울증에 안 걸릴 거라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말이다. 다이애나 크롤은 곡마다 다른 음색으로 노래하는 걸로 유명하다. 
 내가 살던 평강의 오월 숲은 꾀꼬리들의 노래가 특별히 아름다웠다꾀꼬리는 다양한 목소리로 노래한다아침나절에는 황홀한 청성(淸聲)으로저녁 무렵에는 듣기 싫을 정도의 탁성으로 노래한다꾀꼬리가 한국에서는 판소리 창법으로 노래한다는 사실을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속의 테너가 아니라 소리꾼이다노랑목과 억성목수리성과 천구성떡목에 마른목까지 자유 자재로 구사한다꾀꼬리는 득음을 위해 어떤 수련을  것일까듣기 훈련이 아니었을까꾀꼬리는 귀가 좋은 새다. 
 3절, 아트 가펑클의 그늘진 고음이 다이애나 크롤의 밝은 저음에 안기며 섞인다. 드디어 아트 가펑클 자신이 되는 순간이다. 치프튼스의 연주가 그를 반긴다. 같이 사는 게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 같다. 명연주다.